"배째라" 버티던 강남 고액 체납자, 암호화폐 압류 앞에 결국 무릎 꿇다
서울 강남구가 최근 암호자산(가상화폐) 압류를 활용해 세금 징수에 나서며, 오랫동안 세금을 내지 않고 버티던 고액 체납자들의 태도를 바꿔내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단순한 납부 독촉이나 재산 압류 통지로는 효과가 크지 않았지만, 디지털 자산까지 압류 대상이 확대되면서 체납자들의 심리적 압박은 훨씬 커지고 있습니다.
“배째라”식 버티기, 암호자산 앞에서는 무너졌다
강남구에 따르면 한 체납자는 수년간 세금 체납액 2억 원이 넘었음에도 재산을 숨기며 납부를 회피했습니다. 그는 기존의 은행 계좌, 부동산, 차량 등은 모두 추적될 수 있다고 생각해 미리 대비해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하게 암호화폐 거래소 계좌가 압류 대상에 포함되자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강남구 세무당국은 거래소를 통해 해당 체납자의 암호자산을 확인한 뒤 압류 조치를 예고했습니다. 체납자는 당황한 듯 “압류를 풀어주면 세금을 내겠다”고 제안했지만, 구청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결국 담당 공무원이 직접 거래소에 동행해, 압류 해제 조건으로 현장에서 1억2천만 원을 현금 납부하게 했습니다. 남은 금액 역시 납부 계획을 확정하면서 오랜 기간 이어진 버티기는 사실상 끝이 났습니다.
압류 예고만으로도 자진 납부
이와 같은 사례는 한두 건이 아닙니다. 본인 명의 재산이 없다며 납부를 미뤄온 또 다른 체납자 역시 암호자산이 압류 대상이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태도가 바뀌었습니다. 그는 “설마 가상화폐까지 추적될 줄 몰랐다”며 곧바로 체납액 전액을 납부했습니다. 압류 집행에 이르지 않고도 ‘압류 예고’만으로 효과가 나타난 것입니다.
강남구 관계자는 “체납자들이 암호자산은 안전하다고 생각하고 버티는 경우가 많았지만, 실제로 압류 대상에 포함되면서 납부를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며 “새로운 징수 방식이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강남구의 성과와 의미
강남구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가상자산 압류를 시행해 왔습니다. 그 결과 지금까지 약 3억4천만 원 규모의 암호자산을 압류했으며, 이를 통해 2억 원 이상의 체납 세금을 실제로 징수했습니다. 이는 전국 지자체 가운데서도 가장 선도적인 성과로 평가됩니다.
특히 암호자산은 언제든 해외로 송금되거나 개인 지갑으로 이전될 수 있어, 신속한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강남구는 거래소와 협력해 압류 속도를 높이고 있으며, 앞으로는 단순히 체납자가 직접 매도해 세금을 납부하는 방식이 아니라, 구청이 직접 비영리 법인 계좌로 자산을 이전해 매도 후 징수하는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체납자가 자산을 임의로 처분하거나 빼돌리는 위험을 원천 차단할 수 있습니다.
조세 정의 실현을 위한 노력
조성명 강남구청장은 “성실하게 세금을 납부하는 주민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장기 체납자라고 해도 암호자산은 예외 없이 압류 대상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세금을 내지 않고 버티는 일부 고액 체납자 때문에 조세 정의가 흔들리지 않도록 끝까지 추적·징수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왜 암호자산 압류가 효과적인가
암호자산 압류가 체납자에게 주는 압박감은 기존의 압류보다 강력합니다. 부동산은 처분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고, 은행 예금은 미리 인출해버리면 추적이 쉽지 않습니다. 반면 가상화폐는 실시간으로 거래 내역이 확인되며, 거래소 계좌가 동결되는 순간 사실상 자산 사용이 불가능해집니다. 체납자 입장에서는 ‘당장 손실이 눈앞에 보인다’는 심리적 압박을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또한 최근 몇 년간 투자 목적으로 암호화폐를 보유한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체납자 중에도 이를 숨겨두는 경우가 늘었습니다. 그러나 거래소 압류 제도가 강화되면서 더 이상 안전한 피난처가 될 수 없게 되었습니다.
향후 전망
앞으로 강남구를 비롯한 지방자치단체들은 암호자산 압류 사례를 확대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국세청과 지방세 당국이 협력하면, 전국 단위에서 체납자의 디지털 자산을 추적하고 징수하는 체계가 자리 잡을 수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강남구의 성과를 넘어, 전국적으로 조세 형평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제도적 기반이 강화되면 해외 거래소와의 정보 공유, 개인 지갑 추적 시스템 등도 논의될 전망입니다. 지금은 거래소 계좌에 한정되지만, 향후에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추적 시스템이 도입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정리
- 강남구, 암호자산 압류로 고액 체납자 세금 징수 성공
- 압류 예고만으로도 체납자의 자진 납부 유도
- 지난해부터 3억4천만 원 규모 압류, 2억 원 이상 징수
- 앞으로 직접 매각 방식 도입, 자산 빼돌림 차단
- 조세 정의 실현 강조, 전국적 확산 가능성
결국 이번 사례는 ‘세금을 내지 않고 버티면 된다’는 잘못된 인식을 무너뜨린 결정적인 계기로 기록될 것입니다. 암호자산까지 압류 대상이 된 지금, 성실 납세자와 체납자의 차이는 더욱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조세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지자체의 노력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지 주목됩니다.